호빗 뒤늦은 감상문 예전 글

얼마전에 호빗을 다 읽었습니다. 그 '얼마전'이 지난달이기는 합니다만...
그동안 왠지 유치할거라는 생각에 (이 놈의 편견!) 읽기를 쭉 미뤄왔었는데 그렇게 유치한지도 모르겠고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소설이든 뭐든 책 한권을 중간에 한번도 안쉬고 쭉 읽어내려간 것은 진짜 오랜만인거 같아요...

곳곳에서 반지의 제왕을 느낄수 있는게 좋았고(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훨씬 밝지만)책에 같이 나와있는 지도와 묘사돼 있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덕분에 수시로 페이지를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겼다 부산을 떨었네요.
빌보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줄 몰랐습니다. 아주 파란만장한 여정을 겪었더군요. 소설 전편이 빌보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드워프들은 도대체 한게 뭐가
있나 싶더라구요... 빌보... 과연 우리의 간달프옹이 모험의 참가자로 뽑을만 했습니다. 그리고 엘프들이 전부 고귀하고 현명한 행동만 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머크우드의 그 엘프들은 어찌나 쫌생이 같던지... 엘프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빌보가 골룸의 동굴속에서 발견한 그 마법반지는(여기서는 사실 절대반지라고 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절대반지로서 소유자를 유혹하는 그 사악함이 드러나 있지는 않고 그냥 모습을 감출수 있는 단순한 역할만 할뿐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톨킨이 호빗을 쓸 당시에는 아직 그 반지를 절대반지로 발전시킬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답니다.)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더군요. 빌보가 모험 초기에 반지를 발견하고 아주 요긴하게 써먹더군요. 그 반지가 없었으면 임무가 불가능했을 정도. 저는 반지의 제왕을 읽을때 빌보가 여정에서 돌아오면서 반지를 발견하는걸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소설에서 그런 암시도 없었고 전혀 그렇게 생각할만한 이유가 없었는데 왜 그랬지? -.-

반지의 제왕과 다른 점이라면, 반지의 제왕은 정말 책속에 빠져들어서 읽었다면, 호빗은 한발짝 물러서서 즐기면서 읽었다고나 할까요.. 반지의 제왕에서는 절로 감정이입이 되며 인물들과 같이 여정을 겪는 기분이 (특히 프로도와 샘) 됐었는데 호빗은 전체적인 톤이 밝아서 그런지 그런건 좀 덜하더군요. 대신 빌보가 곤경에 빠질때마다 이번에 어떤 수를 써서 빠져나갈까 생각하면서 아주 즐겁게 봤습니다.


영화화 관련해서는, 결코 이것도 책을 읽기전에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선 스케일이 반지만큼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꽤 크고, 소설에서는 별 문제를 못 느끼지만 영화화되면 문제가 될수 있을것 같은 부분이 꽤 있어서 과감한 각색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설속에서 빌보가 위험에 처했다가 빠져나오는 패턴이 자주 반복되는데 이게 그대로 영화화된다면 런닝타임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아무리 연출, 편집이 잘 되더라도 지루함을 줄 수 있는 요소 같더군요. 또한 <왕의 귀환>의 경우처럼 클라이막스가 두번 있습니다. 스마우그의 소멸과 다섯군대의 전투죠... <왕의 귀환> 영화에서는 이 클라이막스 두번의(뭔지 다들 잘 아시죠? 펠렌노르 전투와 반지 파괴씬입니다.) 문제를 둘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여서 비교적 효과적으로 처리했는데 호빗에서는 어떻게 처리할지...

호빗도 왠지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2시간짜리로 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아무튼 어떻게 되든 피터 잭슨이 킹콩 끝난 다음에 다른거 안하고 호빗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예전 피터 잭슨의 재기발랄한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킹콩 다음에 저예산 영화 한두개쯤 찍었으면 하고 바라는 분도 계신것 같던데, 저한테는 그런 향수가 없으니... 그러기 위해서는 판권과 배급권에 관련된 뉴라인과 MGM의 협상이 빠른 시일안에 시작되야겠죠. 특히 호빗이 되도록이면 빠른 시간에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라는 이유중에 하나가 우리의 영원한 간달프, 이안 맥켈런경이 더 나이들기전에 좀 찍었으면 해서입니다. 이제 나이도 60대 중반이 됐던데.... 70되기전에 기력이 조금이라도 왕성할때 찍었으면 합니다.




덧글

  • Dr-Sig 2004/08/20 21:47 # 답글

    [호빗]에서 간달프(이안 멕켈런경)이 더 늙어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면
    [반지...]에서는 미스란디르로 화했기 때문이라고 변명 할 수 도 있겠군요.
  • anakin 2004/09/10 13:30 # 답글

    호빗과 반지의 제왕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글 하나 트랙백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관련 뉴스들 잘 읽고 가구요.. 링크 신고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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